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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봉사단 정착기_탄자니아 선재영 단원

써빙프렌즈 2017. 7. 10. 10:47

어느새 봉사단원으로 탄자니아에 파견된 지 3개월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간 탄자니아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

아프리카, 혹은 탄자니아 하면 여러분께서는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 흙탕물을 떠다 사용해서 수인성 질병에 고통 받는 사람들, 마사이 부족처럼 천을 두르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직도 깨끗한 물을 구하지 못한 채 강가에서 손으로 땅을 파서 얻은 물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들을 돕기 위해 이곳에 써빙프렌즈가 절실히 필요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간 미디어를 통해 접한 것처럼 모든 것이 메마르고 척박한 땅이 아님을 꼭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저의 지인이 어느 날 말하더군요. 아프리카는 왠지 신이 저주한 땅 같다고...

아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곳은 신이 축복한 땅인 것을요.

탄자니아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땅입니다.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이 펼쳐져 있고, 하늘은 원 없이 푸르고 구름은 한없이 새하얗습니다.
해질녘 해가 지평선을 넘어가며 보이는 노을은 감탄을 금치 못하고 밤하늘의 별은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늘도 구름도 노을도 별도 사진으로는 그 색감과 빛깔을 다 담아내지 못해 매번 사진을 찍으면서 아쉬움이 남을 정도 입니다.

또한 탄자니아는 익히 들어보셨을 세렝게티와 세계에서 3번째,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킬리만자로 산이 위치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세렝게티에서의 활력 넘치는 동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자연의 경이로움이 절로 느껴집니다. 

이런 자연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탄자니아도 계속해서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마사이 부족들도 휴대폰을 사용할 정도로 탄자니아에서도 휴대폰은 많이 보급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유선 전화의 시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무선 전화의 시대로 넘어왔다고들 합니다. '삼성페이'와 비슷한 휴대폰 결제도 많이 상용화 되어있고 제가 살고 있는 아루샤 지역에는 영화관도 있습니다.   

탄자니아는 그 동안 세계 각국의 원조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여전히 사람이 살면서 가장 필요한 기본적인 물, 전기와 같은 요소들을 누리지 못하는 것일까? 라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지내다 보니, 정확하진 않지만 나라의 크기가 그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탄자니아의 땅이 워낙 넓어서 시골마을 구석구석까지 전기를 보내는 것이, 수도관을 통해 물을 공급하는 것이 이 나라에서는 쉽지 않은 일처럼 보였습니다.

지하수 개발을 하고 있는 써빙프렌즈 탄자니아 지부에 막 왔을 때 제 안에 ‘결국 우물도 한계가 있을 텐데, 언제까지 우물만 파줄 수도 없을 텐데’ 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질문은 정말 교만하고 탄자니아의 실태를 하나도 모르는 무지한 사람의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장 내일 쓸 물이 없어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기르러 가야 하는 이 사람들의 현실을 보지 못하고 한 생각이었습니다. 물론 언제까지 땅을 파서 얻은 우물로 지속될 순 없겠지만, 이 사람들에겐 당장 마실 수 있는 물이 필요했습니다. 

탄자니아 땅에서 그 일을 잘 감당하고 있는 써빙프렌즈와 함께하게 되어 행복하고 보람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뜨겁게 내리쬐는 뙤양볕 아래에서, 몇날 며칠을 알 수 없는 땅속을 파헤치며 간절히 물을 기다리는 것은 무척이나 지루하고 지치는 일입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써빙프렌즈 가족들이 있어서 기쁨으로 있을 수 있고 좋은 공동체에 소속된 안정감을 느낍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서슴지 않고 가는 써빙프렌즈이기에, 탄자니아 사람들이 어떤 화장실을 쓰는지, 어떤 열매를 먹는지, 어디에서 물을 얻어다 쓰는지, 어떤 음식을 먹는지, 시장은 어떻게 생겼고,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물을 파러 가면 어느 샌가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고, 지하수 개발에 성공하고 나면 뛸뜻이 기뻐하며 고맙다고, 그들의 소중한 가축인 염소를 잡아 구워주기도 하고 살아있는 닭을 선물로 주기도 합니다. 그럴 때면 이 사람들에게 물은 곧 생명이고 더할 수 없는 기쁨인 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습니다. 

탄자니아 아이들의 웃음은 너무나도 예쁩니다.
시골마을에 물을 파러 가면 외국인이 흔치 않기에 저를 보면 손을 흔들기도 하고 물끄러미 쳐다보기도 합니다.
구경하러 온 아이들에게 다가가면 뭐가 무서운지 도망치기도 하지만 이내 와서는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달라 하며 포즈를 잡기도 하고, 자기도 찍어보겠다고 하고, 한번은 저의 머리카락이 신기한지 만져보고는 엄청 웃었습니다.

탄자니아에서는 저와 같은 동양인을 보면 가장 많이 하는 소리가 ‘음치나(중국인)’입니다.
조금 차려 입으면 ‘음자판(일본인)’이라고 하지만 ‘음코레아(한국인)’ 라고 쉽게 나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린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옷에 박힌 탄자니아 국기와 태극기를 보여주며 ‘한국과 탄자니아는 친구야. 다음에 나와 같은 동양인을 보면 중국인! 이라고 하지 말고 한국인! 이라고 말해야 해~’ 라고 열심히 말하고 다닙니다. :)

3개월의 짧은 시간이지만, 이곳에서의 생활을 돌아보며 다시 한 번 느끼는 건, 여전히 유별나게 잘하는 것도, 엄청난 도움을 줄 수도 없지만, ‘써빙프렌즈’, 섬기는 친구의 모습으로 탄자니아에서 사람들과 함께 웃고 먹고 즐기며 앞으로의 남은 봉사단원 임기를 기대해 봅니다. 


* 상기 내용은 참가자 개인의 의견으로, 써빙프렌즈의 정책 및 사업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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