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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대학생 자원봉사활동 수기_인도 하이데라바드

써빙프렌즈 2017. 2. 9. 11:23


나는 이번 겨울 3주라는 시간 동안 써빙프렌즈를 통해 인도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졸업을 앞둔 이 시기에 대학생으로서 마지막으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너무나 기쁘게 봉사활동을 가기로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인도라는 나라는 내게 베일에 싸여 있는 나라였기 때문에
막상 인도로 가려고 하니 막막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었다.

병에 들어있는 물만 마셔야 한다, 예방 접종을 꼭 맞아야 한다, 더워서 힘들 것이다 등...
인도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이야기들을 정말 많이 들었기 때문에 더 그러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인도에 도착하고 나서 느낀 것은 정말 달랐다.

일단 우리나라에서도 일 년에 며칠 정도 밖에 경험할 수 없을 것 같은,
최상의 가을 날씨가 3주 내내 이어져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매일매일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인도의 문화도 새로웠다.

익히 들어온 것처럼 인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손으로 밥을 먹고,
여성들은 전통 의상인 사리를 입고 다니며, 길거리에서는 소나 염소, 돼지 같은 동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또한 인도 사람들은 긍정을 표할 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아니라 갸우뚱거리는데,
처음에 내가 그 뜻을 알아듣지 못해서 실수하기도 했다.

그리고 힌두교의 나라답게 여기저기서 다양한 신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러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고 배우며 적응한다는 것 자체로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내가 인도에서 주로 참여한 봉사활동은 “LIA(love in action)”이었다. 
이는 주변 사람들을 행동으로써 사랑한다는 뜻을 갖고 있고, 여기서 말하는 주변 사람이라 함은...

특별히 AIDS 환자들을 말한다.

나를 비롯한 팀원들은 AIDS 환자의 가정을 방문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찍은 사진과 직접 만든 새해 카드를 선물하는 활동을 했다.

뿐만 아니라, AIDS환자와 그 가정에 필요한 식료품을 나줘 주는 Food Distribution 활동도 참여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있으면서도 HIV는 무엇이고, AIDS가 어떤 병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솔직히 말해 나와는 동떨어진 일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관심이 그다지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AIDS 환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그들이 얼마나 고통받고 있는지,
또 이것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게 되었다.

내가 머물렀던 뗄랑가나 주는 AIDS 환자들이 다른 주에 비해 특히 많은데,
그 이유는 뗄랑가나 주에서 AIDS환자들에게 지원을 잘 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마저도 환자들이 매일 먹어야 하는 약 정도만 지원하는 것일 뿐,
실제로 환자들은 재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그들은 가족으로부터 쫓겨나거나 이웃에게 자신의 병에 관한 사실을 철저히 숨기며 살아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병 때문에 체력이 극도로 약해져 일상적인 생활조차도 힘에 부쳐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기적인 일자리는 꿈도 꿀 수 없고, 그나마도 다른 집의 집안일을 돕거나 하는
비정기적이고 육체적인 노동을 해야하는 일자리 외에는 구할 수 없다.

이는 결국 이들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을 뿐 아니라, 점점 빈곤의 수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이들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그들의 집에 방문하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들이 사는 비좁은 집에 들어가 때로는 그들이 대접하는, 
다소 위생적이지 않아 보이는 음식을 감사히 받아서 먹어야 했고,

특히나 화장실을 이용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의 방문과 작은 사랑의 표현과 행동에 환자 분께서는
마치 큰 손님이라도 온 듯 우리를 대접해 주셨고,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기뻐하셨다.

이 짧은 봉사활동을 통해서, 우리가 인도라는 거대한 나라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난과 질병으로 소외와 차별 속에 고통 받는 사람들을 향한 사랑을
행동으로 표현할 때 그들의 삶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망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우리가 가진 작은 것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 상기 내용은 참가자 개인의 의견으로, 써빙프렌즈의 정책 및 사업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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