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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소식통] 윤수 써벗이 전하는 현장소식: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눈을 뜨다.

써빙프렌즈 2019. 5. 8. 14:03

 


나에게 아프리카 땅을 처음 밟았을 때의 느낌을 표현해 보라고 한다면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단어로 축약하자면 ‘소중함’이라고 할 수 있다.사람들은 아파 봐야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고 했던가. 물론 조금의 불편함은 감수해야겠지만 한국에서 내가 누리던 것들이 아프리카에는 없어서 그것들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느꼈던 소중함은 바로 ‘매 순간 찰나의 소중함’이다. 이것은 내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진촬영을 하면서 더 확고히 느끼고 있다.

 


 

탄자니아에서 아프리카 땅을 알아가는 첫 번째 과정이자 소중했던 기억은 바로 언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써빙프렌즈 탄자니아 사업장이 위치한 아루샤(Arusha)에서 며칠 머무르지도 못한 채, 언어 학교가 있는 모로고로라는 지역으로 장장 12시간 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나는 거기서 스와힐리어를 배우러 온 신부님들도 만났는데, 각자의 소명을 따라 부르키나파소와 저 멀리 콜롬비아에서 온 분들이었다. 지하수 개발을 위해 봉사활동을 하러 왔다고 하니까 정말 멋있고 대단하다면서 어깨를 쳐주시던 게 생각난다.

신부님들과 내가 가진 공통점이 하나 있다면 바로 한 영혼 한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탄자니아를 찾아온 것이지 않을까. 물론 그 방법은 서로 다르지만...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한 손길을 보태기 위해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진2  써빙프렌즈 탄자니아 사업장에서

 


 

이제 막 언어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려는 와중에 아쉽게도 3주 과정이 끝이 났다. 어딘지 모를 어수선한 마음으로 아루샤로 돌아오자마자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현지적응교육이었다.

오랜만에 동기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방 시간이 지나갔다. 숨 돌릴 새 없었던 일련의 시간들이 내겐 준비운동과 같았다고 생각한다. 격한 운동을 하기 전엔 꼭 스트레칭을 해야하는 것처럼...

모든 교육을 마치고 보금자리로 이사를 한 뒤 첫 출근도장을 찍었다. 회계장부 정리나 영문 번역과 같은 행정 업무도 도와드리고 있지만, 나의 주요 업무는 사진을 찍는 것이다. 써빙프렌즈 탄자니아 사업장의 일상다반사를 촬영하면서, 모로고로에서 배웠던 스와힐리어 단어들을 양껏 활용해 현지 직원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중이기도 하다.

감사하게도 이러한 소소한 일상마저 소중히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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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써빙프렌즈 탄자니아 직원들과 사무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아프리카에, 그리고 탄자니아에 내재된 "문제", 즉 빈곤과 더불어 깨끗한 물을 마음껏 누릴 수 없어 일어나는 여러 어려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 같다고 할까?

그래서인지 희망적이고 밝은 사진들도 좋지만, 최대한 문제를 객관적으로 직시할 수 있는 그런 사진들을 찍고 싶다.

인터넷을 통해, 혹은 뉴스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아프리카에 대해 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탄자니아에서 카메라를 들 때마다 '나는 정말 아프리카를 모르고 있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내가 존경하는 사진작가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이렇게 말했다.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것은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마음의 눈을 뜨는 연습을 해본다. _

 


 

- 탄자니아 윤수 써벗의 생생소식통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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