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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바로 지금'의 HIV/AIDS 본문

MDGs_새천년개발목표/Disease_질병

통계로 보는 '바로 지금'의 HIV/AIDS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2. 5. 10:30

 

 

▲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ema_gd/5222642611/

 

우리는 지금 손가락 하나 까딱만 하면 HIV가 뭔지 AIDS가 뭔지 어렵지 않게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HIV가 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약자이며, AIDS는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의 약자라는 것을 줄줄 말할 수 있는 분들도 상당수 계실 것 같고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HIV/AIDS가 우리 삶에 가까이 두고 아파하는 문제 같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닥 창궐한 병이 아니기도 하고 또 저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우리가 '에이즈'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함께 연상되는 단어들이 구하고 돕기보다는 피하고 싶은, 건전하지 않은 단어들이기도 한 것 같아요.

 

그러나 MDGs(새천년 개발 목표)의 하나로 주요하게 언급된 질병이기도 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는 병입니다. HIV/AIDS에 대해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갖고 한 걸음씩 가까워지는 만큼 HIV/AIDS가 지구상에서 한 걸음씩 멀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 오늘은 HIV/AIDS가 "바로 지금" 지구촌에서 어느 정도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 따끈따끈한 통계들과 함께 알아볼까 해요. 참고로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미리 말씀드리자면, 이 글에 있는 통계 중 별도로 괄호 표시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은 모두 2010~2012년 사이에 에이즈 관련 UN 산하 기구인 UNAIDS에서 발표된 통계를 사용한 것입니다. 그밖에 다른 통계를 사용한 경우에는 괄호로 기관과 연도를 표시했습니다. :-)

 

1.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을까?

2011년 연말을 기준으로, HIV 양성 판정이 난 사람을 대략 3천400만(오차범위까지 따져 3천140만~3천590만)으로 추산합니다. 이 중 성인이 3천130만 명, 15세 이하의 아동이 250만 명 가량이고요. 성별로 따져보면 여성이 1천570만 정도입니다. 이 모든 감염자 중 83%가 15세에서 49세 사이의 연령대에 분포하고 있는데, 지구 전체 15-49세 연령대를 기준으로 보면 0.8% 정도에 해당됩니다. 신규 감염자는 연간 2천700만, 에이즈 사망자도 180만 가량이 됩니다. 숫자가 너무 커서 감이 잘 잡히지 않죠? 세계 1위 에이즈 창궐 지역인 사하라 이남 지역의 경우 어른 20명 중 1명이 HIV 감염자입니다. 캐리비언 지역, 동부 유럽, 중앙 아시아에서도 어른 100명 중 1명이 HIV 감염자라고 해요. 어마어마하죠. 그러나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 숫자들은 그냥 통계에 잡히는 숫자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HIV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개인에 따라 1년에서 10년 가량으로 매우 긴데,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굳이 병원에 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이 매우 많습니다. 다시 말해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몸 안에 HIV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답이 정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어떤 사람들이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을까?
기본적으로 HIV는 인체와 인체 사이에서만 전염되는 바이러스이며 체액을 통해 전염됩니다. 그래서 수혈, 소독되지 않은 주사바늘 사용, 성적 관계, 출산과 모유수유 과정 등을 통해 전염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감염 사례들을 보면 90% 이상이 성적 관계로 인해 전염됩니다. 사하라 이남 지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에이즈가 창궐한 지역인 인도를 보면, 이성 혹은 동성과의 성적 관계로 전염되는 경우가 88.7%로 수혈 1%, 주사기를 이용한 마약 사용자 1.6%, 모자 수직 감염 5.4%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NACO, 2010) 지역차가 있겠지만 계속해서 인도를 예로 들어 이야기하자면, 윤락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장거리 운전사들이 HIV 감염 위험군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이 사람들만 있지는 않아요. 이 사람들은 HIV 감염을 주로 유발하는 사람들이고, 이 사람들을 통해 감염된 모든 사람들- 단적인 예로 그 가족이 고통받게 됩니다. 즉 어느 한 포괄적인 단어로 묶을 수 없는 수많은 남녀노소가 고통받고 있다는 결론이 됩니다.

 

 

25% 이상 HIV/AIDS 감염이 증가하는 나라에 비해, HIV/AIDS 감염이 감소하는 나라가 눈에 띄게 많습니다. 비슷한 상황을 유지하는 나라들도 많이 보이고요. 특히 에이즈 창궐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과 인도가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이는 것이 매우 고무적입니다.

 

3.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에이즈로 인해 한 개인의 삶과 그 가정은 처참한 고통을 겪습니다. 우선 몸에 찾아오는 병이니 몸이 아픈 건 말할 것도 없고, 전염 수단 자체에서 이미 결혼 생활에서 부부가 서로에게 신실하지 못했다든지 하는 일이 있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에, 가족 간의 신뢰가 깨지는 경우가 많아요. 실제로 에이즈를 이유로 배우자를 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지 않더라도 면역체계가 망가져 작은 병에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종내는 죽어가는 가족의 모습을 보며 다른 가족들의 억장이 무너지겠죠. 또 사회적으로도 고통받습니다. 에이즈에 걸렸다고 하면 마치 무슨 숙주를 대하듯 슬금슬금 피하고 일자리도 구하기 힘드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신규 감염자의 50% 이상이 25세 이하의 젊은이라는 것입니다. 1시간에 250명의 젊은 청년들이 HIV에 감염되고 있어요. 한창 교육을 받고 일을 하고 가정을 이루며 한 명 한 명의 삶으로 사회를 이뤄 나가야 할 청년들이 이렇게 병으로 우수수 부재하게 되면서, 사회 전체적으로도 상당한 문제가 됩니다.

4. 그래도, 소망은 있다!
감이 잡히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에이즈로 고통받고 있다는 말은 몸의 면역 체계가 망가짐으로 인해, 일상의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고통이 따라온다는 뜻이 돼요. 누군가가 가볍게 한 잔기침 하나에도 긴장해야 하고, 보통이라면 하루 앓고 말 몸살에도 염려해야 하며, 일 끝나고 집으로 길에서도 몇 번씩 무거운 걸음을 쉬며 기운 없는 몸을 일으켜야 한다는 뜻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 특히 저소득 국가에서 여전히 많은 비극이 관찰되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에겐 소망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표로 통계를 첨부해 드려요.

 

에이즈 사망자가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에이즈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는 누적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신규 감염자는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HIV/AIDS가 '바로 지금' 지구촌에서 어떤 흐름을 보이고 있는지 함께 나누어 보았는데, 어떠신가요? 이렇게 큰 숫자, 이렇게 큰 통계라서 마음에 잘 와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강의 큰 그림이 좀 그려지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 이 일이 결코 '별 거 아닌 일, 아무 것도 아닌 일'이 아니라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신규 감염자가 줄어들고 에이즈 사망자가 줄어들기 시작한 시기는 사람들이 에이즈에 대해 경각심을 품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시기와 얼추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HIV/AIDS에 대한 우리의 작은 관심이 이렇게나 큰 숫자, 큰 그래프의 흐름을 꺾어 놓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앞으로도 계속 함께해 주세요. :-)

 

출처
http://www.unaids.or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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