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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지 않고선 빈곤에 대해 논할 수 없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5. 15. 22:01


책표지 '빈곤의 종말'저자 : 제프리 삭스(Jeffrey D. Sachs)

당신이 정의하는 '빈곤'이란 어떤 것인가? 왜 빈곤은 이 땅에서 사라지지 않는가? 빈곤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대대로 그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가?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미 이 책을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IMF의 고금리 처방을 강력히 비판하여 큰 주목을 받았고 국제금융, 거시경제정책에 대한 탁월한 연구업적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학자'라고 불리는 제프리 삭스(Jeffrey D. Sachs). 바로 그가 이 책의 저자이다. 그는 '빈곤의 종말'이라는 제목처럼 전 세게에 퍼져있는 빈곤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자신의 전공분야인 경제학의 개념에 실제로 그가 접했던 사례들을 더해 여행기처럼 풀어낸 덕분에 마치 우리가 제프리 삭스가 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제프리는 흔히 제 3의 국가라고 통칭되는 개발도상국가의 빈곤이 사라지는 것을 '발전의 사다리에 한 걸음 올라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와 더불어 개발도상국이 발전의 사다리에 한 걸음 올라갈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선진국의 역할임을 숨기지 않는다. 과거 산업혁명이 부흥했던 시기에 똑같은 자리에서 시작했지만 2000년대에 온 지금은 빈곤상태에 있는 사람들은 결코 자신의 힘으로 빈곤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이다. 흔히 빈곤이라 하면 아프리카와 같은 곳을 떠올리지만 빈곤의 범주는 상대적으로 크다. 지금은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국가에서조차 여전히 빈곤은 존재한다. 다만 빈곤의 정도가 다를 뿐이다. 물론 이 책 안에서 그는 선진국 안에 있는 빈곤에 대해서는 그다지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빈곤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례들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빈곤상태에 머물러 있는 사례들과 빈곤에서 벗어난 사례들 그는 그 모두를 예시로 들었다. 빈곤에 대해 말하는 다른 종류의 책들이 단순히 빈곤의 상태에서만 그치는 데 반해, 빈곤에서 벗어났던 사례들도 같이 실어 같은 상태였지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변화의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다.

빈곤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그가 제안하는 것은 '공적개발원조(ODA)의 형태를 띄는 외국의 원조'이다. 빈곤한 가계의 경우 간신히 버는 모든 액수를 생존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어떠한 투자도 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위해 외국의 원조가 3가지의 통로를 통해 이루어지게 되면 빈곤의 고리가 끊어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물론 이러한 외국의 원조를 받기 위해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 외국의 원조가 공공기관에도 흘러들어가기 때문에 정부는 정해진 재정을 어느 부분에 쓸 것인가를 세밀히 분석해야 한다. 이러한 외국의 원조에 전제되어야 할 것이 바로 전 지구적 협정이다. 정부의 부정부패나 원조국가 내부의 사정 등 여러 가지의 이유로 개발도상국을 향한 원조가 끊겨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 전 지구적인 협정이 원조국가들 사이에 필요하며 더 나아가 모든 나라가 다 함께 참여하는 일치된 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신이 겪었던 다양한 사례 속에서 국제사회가 원조를 한다고 하지만 원조를 받는 국가의 상황을 배려하지 않거나 실제적인 원조는 하지 않고 말뿐인 경우를 지적한다. 이미 할 만큼 했다거나 기부자들이 더 이상의 기부를 원하지 않는다는 등의 말은 그저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빈곤을 없애기 위해 가장 필요하지만 그만큼 어려운 부분이 바로 전 지구적 협정이다. 점차적으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해지는 시대 속에서 '다른 이들을 돕자'라는 동정심의 호소는 이미 힘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자기잇속을 좀 더 채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선진국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 대한 긍정적인 부담감을 어떻게 주느냐가 중요하다. 일개 개인에 의해서 가능한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 필수불가결한 이 과정을 어떻게 이루어 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 되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실제로 원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원조의 현 실태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보면 더욱 좋을 듯하다. 저자의 위치가 원조를 받는 입장도, 그렇다고 원조를 하는 입장도 아니기 때문에 제 3자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촉망받는 경제학자라서가 아니라 책의 내용 자체만으로도 현실의 처절함을 잘 전했으며 이에 따른 필요의 중요성도 잘 드러내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저자가 경제학자이다 보니 경제학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경제학 관련 용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읽으면 읽을수록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 책을 읽기 전에 경제학 관련 기초서적을 읽어보고 도전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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