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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하이옌으로 인한 필리핀 피해지역 긴급구호활동 후기

써빙프렌즈 2014. 2. 18. 17:32

 

 단기로 해외여행을 다닌 적은 여러 번 있었으나, 구호활동을 목적으로 해외를 다녀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제 안에 가난한 사람들과 소외된 지역 또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오래 전부터 자리 잡고 있었던 터라, NGO에서 구호팀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자원하는 마음으로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1. 써빙프렌즈 긴급구호 1차 팀 출발 전 모습>

 

 저를 포함해 각 지역에서 모인 10명의 구호팀원들은 다른 여행 때와는 또 다른 설레는 마음을, 무엇보다 가난한 마음, 겸손한 마음을 품을 수 있길 원하는 심정으로 필리핀으로 향했습니다. 필리핀 일로일로 공항에 도착하여, 우리가 향한 곳은 일로일로 주(Iloilo)에 위치한 에스탄시아(Estancia)라는 지역이었습니다. 가는 길에 차 안에서 바라본 광경은 너무나 참혹했습니다. 적어도 한 아름 이상 되는 큰 나무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무들이 뿌리 째 뽑혀 쓰러져 있었고 건물과 집들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있거나 아예 사라진 집들도 있었습니다. 남아 있는 집들 중에서도 절반 이상은 지붕이 모두 날아가 없어졌거나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어 재해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복구되려면 얼마나 걸릴까? 재산과 가족을 잃은 수많은 이재민들의 마음을 어떻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내가 이런 곳에서 할 수 있는게 과연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들이 스쳐지나가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밀려왔습니다. 

<사진2. 태풍 하이옌으로 인해 무너진 집>

 

<사진3. 잔해 더미 속에서 어떤 위험이 있는지도 모른채 놀고 있는 아이들>

 

 <사진4.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소형 발전기를 통해 핸드폰을 충전하는 필리핀 사람들>

 

우리 구호팀은 주어진 시간들 동안 무너진 건물의 철 지붕 및 목재 구조물들을 철거하고 부서진 벽돌들을 처리하는 일과 태풍으로 인해 온 사방에서 날아온 쓰레기들로 인해 마을 전체가 쓰레기장과 같이 되어버린 지역의 거리들을 청소하는 일 등을 하였습니다. 악취가 나고 온갖 오물들이 길거리와 하수구 등 곳곳에 널려있어 어디서부터 손을 데야 할지 모르는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 팀원들은 하나같이 주저함 없이 옷과 신발, 손과 발 등이 더러워지는 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한 구역 한 구역 청소를 해 나갔습니다. 그곳에서 듣기론, 필리핀 사람들은 오랜 식민지 생활과 반복되는 태풍 피해 인해 자발적으로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일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재민들이 현재의 상황과 환경에 주저앉아 있거나 순응해버리는 것이 아니라(또는 누군가의 도움만을 바라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시금 희망을 갖고 회복을 향한 의지를 가지고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나라를 새롭게 일궈나가길 소망합니다. 

<사진5. 태풍으로 무너진 건물의 천장을 해체하고 있는 써빙프렌즈 긴급구호팀>

 

<사진6. 배수로에 쓰레기와 잔해가 뒤엉켜 배수로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

 

<사진7. 악취가 가득한 폐수와 쓰레기로 가득한 에스탄샤 Public Market>

 

 집 안에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고, 전기도 마음대로 쓸 수 없어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나 SNS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전기가 끊어져 물을 끌어올릴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씻는 것도 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런 불편함 속에서도 태풍으로 인해 모든 재산을 잃고 고통 가운데 있는 이재민들을 생각하면, 감히 우리가 겪는 이런 작은 불평과 원망을 쏟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살아 있음에 감사했고, 도울 수 있는 힘이 있음에 감사했고, 마실 수 있는 물이 있고 씻을 수 있는 물이 있는 것만으로도 족하게 여길 수 있었습니다. 에스탄시아의 항구 근처 한 마을의 무너진 건물을 보수하는 작업 중에 몰려든 아이들과 얘기하고 어울리면서 그 아이들의 웃음과 표정 속에서 필리핀의 미래에 희망이 있음을 느꼈습니다.

<사진8. 무너진 잔해를 복구하는 써빙프렌즈 긴급구호 팀을 보고 모여든 아이들>

 

 더 이상 이러한 재난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계속적으로 돕고 후원하겠습니다. 귀한 섬김의 기회를 주신 NGO 단체인 써빙프렌즈(Serving Friends International) 관계자 분들과 팀을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글/김영환, 사진/써빙프렌즈인터내셔널)

 

<사진9. 필리핀의 태풍 피해가 하루 속히 복구되기를 응원합니다.>

 

* 상기 내용은 지난 필리핀 하이옌 태풍피해 긴급구호 참가자 개인이 작성한 것으로 써빙프렌즈의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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