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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in Action_2014 네팔 러브인액션 참여 후기

써빙프렌즈 2014. 4. 3. 16:55



사람들은 낭비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40여명의 아이들과 단 12일간 미술캠프를 하기 위해서, 깊은 산골짜기의 아이들 몇몇을 보기위해서 수백 킬로미터를 날아왔으며 버스만 60시간 이상을 탔다.

뿐만 아니라, 한 사람당 몇 박스씩 되는 물건들을 옮겨갔고, 천만 원이 넘는 재정을 일으켰다. 중요한 방학 시간의 절반가량을 이 일에 쏟아 부었다. 몸은 낯선 환경에 금세 탈이 났었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 일의 여파로 앓아눕게 되었다


나는 왜 그 아이들을 찾아 나섰을까? 나의 일상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그 아이들을 왜 굳이 만나게 되었을까?


HIV 보균자인 그 아이들, 어차피 꺼져가는 촛불 같은 그 아이들이 우리와의 짧은 만남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을 얻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 사실은 낭비일 지도 모른다.

세상 구석 한편에 존재하고 있는, 있는지 없는지 티도 나지 않는 그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쏟아 부은 것이다. 이 봉사활동을 준비하면서도 내 안에 이러한 의구심이 자리 잡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새롭게 깨닫게 된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단어였다. 사랑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속성 중 하나는 사랑의 대상을 위한 그 어떠한 낭비도 전혀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촬영과 통역은 봉사활동 기간 동안 내가 맡았던 일들 중 일부이다

나는 네팔 사람들을 가까이서 만나고 그들을 렌즈에 담아냈다. 그들의 일상을 담고 그들의 표정을 담아냈다. 사실 나는 얼굴 도둑이었다

그런 느낌은 미술캠프에서 강하게 받게 되었다. 미술캠프가 진행되는 동안 다른 팀원들은 각조의 선생님이 되어서 아이들과 부대끼며 그림 그리기를 지도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촬영이라는 이유로 조를 담당하지 않게 된 나의 임무는 당연히 좋은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 우리가 이 곳에서 했던 일들을 잘 기억하고 담아낼 수 좋은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책임감에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 나는 아이들을 지도하지는 않았지만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기 위해 점점 아이들에게 다가갔다.

언제나 그렇듯 뷰파인더에 들어오는 이국의 낯선 피부색, 낯선 외형, 낯선 배경은 신비감을 자아내었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아이들은 모습은 천진난만, 그 자체였다.



문득 많은 아이들의 사진을 찍다가 한 아이의 두 눈을 가까이에서 찍은 적이 있었다.


맑고 투명한 갈색 눈.

사진을 확대하자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아이의 눈동자 안에는 사직을 찍는 나의 모습이 거울처럼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 순간에 그 아이가 바라본 세상은 ‘나’였다. 그 아이가 바라본 나는 누구였을까? 이 아이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이런 의문들이 들기 시작하면서 그제야 그 아이들이 한 사람, 한 존재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미술캠프를 통해서, 또 히말라야 산골 깊은 곳에서 계속 HIV보균자 아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인생을 경험하는 것은, 그저 즐겁게 웃고 떠들며 신나게 노는 아이들이 아니라 그 모습 너머 그 아이들이 짊어지고 있을 육중한 세상의 무게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뼈저리게 알아가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여력이 없다. 네팔의 경제적, 사회적 구조 속에서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의 삶을 개선시키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HIV/AIDS로 세상의 냉대와 차별 속에 살아가는 아이들에겐 우리의 사랑과 관심이 가장 큰 도움이 아닐까?



써빙프렌즈 러브인액션을 통해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단순명료해졌다


"사랑이 필요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사랑을 주러 가는 것이다. "


얼마나 이 마음이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낭비(?)가 그들의 삶에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시간들을 불태워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섬김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참 감사했고, 앞으로도 써빙프렌즈 네팔 지부의 섬김을 통해 아이들의 삶에 희망과 꿈을 심어주길 기도한다.


* 상기 내용은 지난 2014 러브인액션 참가자 개인이 작성한 것으로, 써빙프렌즈의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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